14억 인구의 중국이 축구를 못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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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1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는 중국과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의 마지막 경기가 펼져졌다. 어웨이 경기에서 이미 3:0으로 크게 이긴 경험이 있고 3차 예선에 무난히 안착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중국팀의 두 줄 철벽수비에도 불구하고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톱시드로 3차 예선에 참가하게 됨에 따라 본선 티켓 확보에 더욱 유리해졌다. 중국팀은 한국에 패배했지만 ‘경우의 수’에 따라 동률이었던 태국을 제치고 조 2위로 3차 예선에 동승하는 천운을 거머줬다.    
원래 FIFA 월드컵의 아시아지역의 본선 참가 티켓은 4.5장이었으나 이번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8.5장으로 두배 늘었다. 이는 중국을 본선 무대로 끌어드리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14억 인구의 어마어마한 시장을 가진 중국을 월드컵 본선에 끌어들임으로써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FIFA의 입장이다. 여기서 벌어들이는 광고 수익만해도 천문학적 수치다.
중국도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을 위해 브라질을 비롯한 외국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등 축구 굴기(崛起·우뚝 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과 인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실력이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 자국 축구팬들로부터 엄청난 질타와 원성을 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실력차를 예선전을 치르면서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중국 축구팬들은 14억명 대 5천만명의 인구 차이에도 불구하고 손흥민 같은 선수 하나 배출하지 못한다며 분개했다. 시진핑이 집권하면서부터 정부 차원에서 축구영재 발굴 지원 프로그램을 전방위적으로 펼쳤지만 한수 아래로 여겼던 태국과의 경기마저도 자국 홈경기에서 1:1로 비기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이를 안방에서 지켜보던 중국 축구팬들은 아예 중국 국대팀을 해체하자는 극단적 비난까지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와 온 인민이 염원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경기에서조차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세 가지 이유를 뽑자면 첫번째는 경직되고 폐쇄적인 중국 축구 구조에 있다. 정부에서 엄청난 규모의 지원을 쏟아부어도 윗선 관료들까지만 혜택을 보고 정작 축구 꿈나무인 유소년 축구 유망주까지 골고루 혜택이 미치지 못한다. 특히 ‘꽌시(關係)’라는 그들만의 리그로 인해 공정한 시스템 아래 실력을 갖춘 선수를 선발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구조다. 
둘째는 국내 선수들의 연봉이 너무 높아 굳이 해외리그로 진출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우물 안 개구리 신세가 되어버린 꼴이다. 사기진작을 위해 실시한 고액연봉제는 자국리그 선수들을 오히려 망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셋째는 국민성이다. 중국은 개인이 치르는 경기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경기에서만큼은 하나같이 맥을 못춘다. 이는 결속력과 협동심이 부족해서다. 인구정책에 따라서 수십년 동안 실시해오던 한 자녀 정책의 부작용 때문이다. 대부분의 청년 세대들이 소황제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이기적인 인간형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스포츠맨십은 공정한 경쟁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부터 중국 축구는 배워야 할 것이다. 

글 / 민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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