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시즌3>은 전작의 영광을 반복적으로 재현하려 했지만 결국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본질과 허상 사이에서 흔들린다. 이것이 내가 <오징어게임 시즌3>를 보고 난 뒤 맞닥뜨린 첫 느낌이다.
공개 하루만에 9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TV쇼 부분에서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압도하는 성과를 냈지만, 시즌3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렸다. 특이한 점은 로튼토마토 신선도지수는 86%에 달하지만, 시청자 평점은 52%에 그쳐, 대중적 만족도가 전작에 비교해 크게 낮았다는 데 있다.
일부 외신들이 “평면적이고 불쾌한 경험”이라 혹평했듯, 이번 시즌은 전작의 강렬함을 재현하는 데 급급해, 이야기의 깊이나 상상력의 확장에는 실패했다. <뉴욕타임즈>는 “일차원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액션의 연출은 여전히 능숙하지만, 마지막 게임의 구상은 빈약하고, VIP의 등장은 만화적이고 공허하다.”라고 혹평했다.
일부는 “완벽한 피날레”라며 환호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이야기 자체가 더는 확장 가능하지 않음을 증명한 피로한 마무리”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후속작의 여지를 남긴 엔딩신은 “깔끔히 끝내는 게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완전히 실패한 작품이라 볼 수 없다. 황동혁 감독은 이번에도 인물과 게임, 서사와 메시지, 그 무엇 하나 허투루 다루지 않았다. 게임의 룰은 ‘공정’과 ‘민주’라는 단어로 포장되지만, 그 안에는 치열한 생존의 사투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숨겨져 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는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자산이다. 한국적 모성애로 상징되는 엄마 역의 장금자(강애심), 자기희생을 통해 인간성을 지키려 했던 주인공 기훈(이정재), 인간본성을 부정하는 프론트맨(이병헌), 선과 악을 동시에 넘나드는 입체적 인물 강대호(강하늘), 이명기(임시완) 등 대척점에 서 있는 주요 인물들의 감정선을 한층 더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점에서만큼은 “시리즈 중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오징어게임> 전작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켰던 것은 현실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사회적 갈등을 문화 콘텐츠에 투영해 깊은 담론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단순한 오락적 재미나 화려한 연출보다는, 작품이 사회적 현실을 얼마나 깊이 있게 성찰하고, 인간의 본질을 관통하려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기준에서 볼 때, 〈오징어게임 시즌3〉이 완성도 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회적 메시지 전달에 몰입하다 보니 영화적 재미나 상상력이 상대적으로 반감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외국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평가가 더 박한 이유는 너무나도 식상한 신파적 전개와 과도한 주제의식이다. 스토리의 다른 한축을 이루던 게임장 밖 인물들도 의미 없이 소모되고, 그 부분을 덜어내도 이야기 흐름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약했다.
할리우드식 권선징악이라는 보편적 결말 대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냉혹한 현실인식을 재확인한 채 시즌3은 5년 간의 대장정을 끝마쳤지만, 이 시대의 불편하고 불완전한 시스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만큼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게임을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이쯤에서 멈춰야 할까. 그 질문만이 남았다.
글 / 민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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